많은 젊은 이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지니고 여행하듯, 나도 후다닥 짐을 싸서 여행을 한다.
차를 탈까, 기차를 탈까, 비행기를 탈까 고민하다가, 기차를 탄다.
아침 9시 기차를 탔어야 했는데, 늦어서 10시 기차를 타고 말았다.
기차에 탄 나는 창 밖이 아름답다는 것을 구경하다가, 책을 읽다가, 주변 사람도 한번씩 보곤 한다.
그런데 우연히 이쁜 사람이 건너편에서 마침 책을 읽고 있다.
흠,, 말을 걸어야 하나? 그런데 마침 도화선에 불을 지피듯, 부부싸움 소리가 들리게 되고 서로를 바라본다.
그리곤 내가 용기내어 여자에게 말을 건다.
"저들이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혹시... 영어할 줄 아세요?"
이 상황 중에 내가 기차가 아닌 차를 타고 갔다면,
또는 아침 10시차가 아닌, 9차를 탔다면,
또는 도화선에 불을 지핀 부부싸움 소리가 없었다면,
또는 내가 용기를 내지 않고, 책만 조용히 읽었다면....
한 가지라도 상황이 어긋났다면, 나는 그 여자와 얘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운명은 완벽했다 할지라도 인연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마찬가지로, 나는 그 여자와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박탈당하는 것이다. 5분도 채 안되서..
짧은 시간 동안 얘기한다 할지라도, 서로에게 호감을 보이지 못하고 공통된 관심거리를 찾지 못한다면,
내가 생각하는 로맨스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란 말이다.
앉아있었던 그녀가 아니었더라도, 다른 사람을 만나 로맨스가 되었을것이다?
물론 그렇게 또 다른 운명을 만날 수도 있겠지만, 또 다른 여자 또한 서로 생각하는 관심거리가 맞지 않다면,
인연으로 발전되지 않는 것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셀리와 제시 또한 서로 우연히 운명처럼 만났고,
서로에 대한 호감을 표출하며, 결국 비엔나에서 당일 여행을 하면서 끊임없이 서로에 대해 얘기한다.
그렇게 그들은 인연이 되었다.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 사랑이라는 감정은 신이 주신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열렬히 마음을 열어보이게 하고, 관심을 표출하고, 끊임없이 구애하는 것이 사랑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질투하게하고, 시기하게도 하고,
반면에 식어버리면 증오나 무관심의 감정으로 변해버리기도 하는 것이 사랑이다.
독자에게 바라건대,
당신이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고 있고,
그 사랑이 식어가고 있을 즈음에, 이 영화를 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감상하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사춘기 소년/소녀, 생기넘치는 그대/그녀로 돌아간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보라.
서툴지만, 진실로 마음을 표혔했던 사랑을 시작했던 그 때로.
오늘은 24년이 넘도록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로맨스 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
비포시리즈의 1편 - 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
1. 작품 소개
개봉 : 1996.03.30
감독 : 리처드 링클레이터
출연 : 에단 호크, 줄리 델피
비포선라이즈는 실제로 링클레이터 감독이 필라델피아 여행 중 우연히 만난 낯선 여인과의 하루 동안의 로맨틱한 여행담을 토대로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된 바 있다.
2. 비포 선라이즈 명대사
#1. 제시, 셀리에게 비엔나에서 함께 둘러보기를 제안하는 장면.
제시(에단 호크)는 자신의 목적지 비엔나에서 내리기 전, 셀리(줄리 델피)에게 제안한다.
제시 : 함께 비엔나 구경하지 않을래? 너랑 계속 얘기하고 싶어.
네 상황이 어떤진 모르겠지만..내 생각에 우린 통하는게 있는 것 같아 그치?
셀리 : 뭐? (피식)
제시 : 그냥 여기 저기 돌아다닐 건데, 네가 있으면 더 재미있을 거라는 거야.
이 녀석 알고 보니 사이코네? 싶으면 다음 기차 타고 가면 되잖아.
셀리 : (수줍어하며, 말없이 고개를 떨군다.)
제시 : 음, 좋아좋아. 이렇게 생각해봐.
10년, 20년이 흘렀다 치자, 응? 그리고 넌 결혼을 했어. 그런데 결혼 생활이 예전같이 않아. 그래서 현재 남편을 탓하며,
옛날 남자들을 떠올려보는 거야. 타임머신을 타고 말이지.. 지금 이 시기로 돌아와 네가 놓친게 뭔지 생각해봐. 놓친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넌 물론이고, 네 미래의 남편도 크게 감사하게 될지 누가 알겠어? 난 낙오자고 의욕도 없고 따분한 놈이니, 넌 올바른 선택을 한 거고, 따라서 행복한 거야.
셀리 : (계속 말없이, 웃으며 수줍어 한다... 잠시 후.) 가방 가져올게.
이렇게, 제시와 셀리의 당일치기 비엔나 여행은 시작된다.
#2.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은 키스 순간
둘은 어느새 놀이공원의 관람차를 타게 되고..
제시 : (석양을 바라보며)아주 굉장히 멋져.
셀리 : 응, 그래 멋져.
제시 : (셀리에게 다가가며) 석양도 멋지고, 관람차도 멋지고, 뭐랄까... 아주..
셀리 : 뭐?
제시 : 그 있잖아 왜...
(그 순간, 셀리가 제시의 어깨에 팔을 올린다.)
셀리 : 나한테 키스하고 싶다는 말하려는 거야?
지금 볼때는 그 정도의 긴장감은 아니지만,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 거짓 안 보태고 필자의 심장은 한 1분 정도 멎어있었다가, 다시 뛰게 된 것 같다.
#3. 상황극 하자고 제안하며, 자신의 진솔한 마음을 고백하는 순수한 셀리(여주인공)
셀리 : 이제 파리에 전화할거야. 8시간 후에 같이 점심 먹기로 되있는 내 단짝 친구한테 말야, 알겠어?
제시 : 응, 알았어.
(띠링띠링,, 손으로 전화거는 흉내내며, 즉석해서 상황극 하자고 제안하는 셀리(여자 주인공).)
셀리 : 오늘 점심 같이 못 먹을 것 같아, 기차에서 어떤 남자를 만나 비엔나에 같이 내렸거든.
제시 : 너 미쳤어?
셀리 : 아마도.
제시 : 너 미쳤구나. 오스트리아 남자야?
셀리 : 아니, 그냥 여행 중인 미국 남자인데 내일 아침에 미국으로 간대.
제시 : 왜 같이 내렸어?
셀리 : 설득당했어, 사실은...나도 같이 내리고 싶었어. 그 전에 짧게 대화를 나눴는데 너무 멋있어 맘을 뺐겼거든. 휴게실에서 자기 얘길 해주는데, 어릴 때 자기 증조 할머니 유령을 봤다는 거야. 그 때 홀딱 반해버렸지. 아름다운 꿈을 가슴에 품은 꼬마 애를 상상해봐. 난 덫에 걸렸어.ㅠ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 아름답게 빛나는 파란 눈에, 예쁜 분홍빛 입술, 기름기 흐르는 머리, 너무 좋아. 키는 큰 편이고 좀 덤벙대. 고개를 돌린 날 쳐다보는 그 애 눈빛이 좋아. 키스할 땐 사춘기 소년 같아. 너무 귀여워. 시간이 지날수록 걔가 점점 더 좋아져. 그런데 한편으로는 두려워. 내가 이상한 얘기를 해줬거든. 떠난 남자 친구를 살해하려는 그 상상 속의 여자 얘길 해줬거든. 엄청 겁먹었을거야. 날 음흉하고, 비열한 여자로 보고 있는 게 분명해. 날 그런 여자로 생각 안했으면 좋겠어. 넌 알잖아, 세상에서 가장 순진한 사람이 나라는 거 말야. 난 나 말곤 아무한테도 상처 안 줄 사람이잖아.
제시 : 걘 널 무서워하지 않을 거야. 아마 널 무척 좋아할 걸.
셀리 : 정말?
제시 : 난 널 오래 알아왔잖아. 예감이 좋아, 다시 만날 거야 ?
셀리 : 그 얘긴 아직 안해봤어. ㅋ
3. 필자 총평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명대사였다.
솔로라면, 연애 꼭 하고 싶게 만드는 비포 선라이즈 영화.
독자 여러분께 바라건데, 이 글을 읽고 가슴 설레는 연애의 첫 순간을 돌이켜보았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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