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일의 썸머 해석
본문 바로가기

● 예술/영화

500일의 썸머 해석

반응형

  이 영화를 다 보고, 필자가 가진 의문은 딱 하나였다. 썸머는 썅년이었을까?

다소 거친 용어 사용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거기서도 역시 수지는 썅년이었을까?라는 의문으로 영화를 마쳤다. 

 

이 영화와 건축학개론은 닮은 점이 많았고, 

이 영화가 내게 미숙한 사랑을 했던 시절을 상기시켜 주었기에,

오늘의 영화 픽은 너로 정했다! 

 

남녀 간의 진부한 사랑 이야기지만, 미숙한 사랑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필자가 내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필자가 바라보는 썸머는 썅년이었다.

 

필자 역시 이 영화의 주인공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사랑에 미숙했다.

자연스레 주인공에게 감정이입 했고,

어느새 썸머의 남친이 된 나는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공원에서 사랑을 나누는 톰과 썸머

 

사랑 표현에 미숙했던 내가 썸머를 만났으면 어땠을까? 

공원에서 페니스!라고 외치는 썸머를 감당할 수 있었을까?

그것까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적극적인 썸머의 사랑 표현도 무조건적인 사랑 표현으로 보답할 수 있다.

 

 

 

헤어지자고 한다면.

 

그러나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을 때, 감당할 수 있었을까?

상대는 이미 마음 떠났고, 나만 좋아하는 거라면 지저분한 갑을 관계가 될 수 있다.

 

 

 

나 역시 톰처럼 그때부터 을 신세로 전락하게 되어,

썸머가 주관하는 파티에 직접 찾아가 보고

썸머의 환한 웃음도 확인할 것이고,

단 둘의 시간도 가져볼 것이다.

그러나 현실처럼, 썸머는 마음을 돌리지 않는다.

 

 

이렇게 한쪽이 다른 한쪽을 더 이상 만나기를 거부한다면,

거부받은 그 사람은 과대망상에 빠질 수가 있고, 

너덜너덜하게 마음만 다치게 된다. 

 

 

필자도 겪어보았지만, 정말 몸 상하고 마음 상하고, 홀로 감정만 소모된다.

나와 그 사람과의 스토리는 거기까지고,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 반성할 필요가 없다.

그 사람과 인연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순간들과 추억이 뇌리에서 쉽게 떠나진 않을 테지만, 

잊히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나 자신이 그 시절 그 사람에게 사랑에 충실했다는 증거다.

 

이별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타기 전에 이 영화를 보았다면, 감기약 효과를 볼 수 있었을 텐데.

 

 

 

이별은 다른 말로 또 다른 사랑을 받아들일 준비 시간이다.

나는 그만큼 더 성숙해져 있었다.

인연은 노력하여 만들어가는 것이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썸머는 정말 썅년이었을까?

 

나는 최소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썸머의 과거를 잘 보면, 이해가 어느 정도 된다.

그녀의 부모님은 이혼했고, 사랑받지 못한 시절을 보냈고, 누구도 사랑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하게 된다.

사랑에 대한 방어 기질을 가지고 있는 썸머가 톰에게 다가간 적극적인 표현은

한 걸음이 아닌, 열 걸음 이상 다가간 용기이다. 

말을 걸고, 손을 먼저 잡고, 복사실에서 키스하고, 옷을 벗고 침대에 누워있는 용기를 보라! 

 

그런데, 톰은 썸머의 성향을 이해하려 들지 않았다.

톰에게 먼저 다가가 톰을 이해하려는 썸머의 모습과는 상반된 태도였다. 

이런 정황을 보았을 때, 썸머가 완전 썅년은 아니라는 점에 대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이 커플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걸까?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썸머의 명대사를 보면 알 수 있다.

 

 

헤어지고 몇 년이 흘러, 그들은 오랜만에 재회했다.

톰은 아직 그녀를 잊지 못했지만, 그녀는 이미 결혼한 상태였다.

 

네가 옳았어. 단지 내가 너의 반쪽이 아니었던 거야.

 

 

  공원 벤치에서의 대화는 그들이 과거에 사랑에 대해 어리숙함을 인정했다.

그리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

옳고 그름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 또한 인정했다.

 

 

썸머는 톰과 헤어진 후 어떤 식당에서 다른 낯선 남자를 만난다. 책을 읽고 있던 그녀에게 

그 남자가 다가와 책의 내용을 물었고, 결국 그는 현재 그녀의 남편이 되었다. 

 

 

톰이 이랬다면 어땠을까?

 

  톰이 자각하여 섬머의 성향을 잘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먼저 다가가 적극적으로 사랑을 했다면,

결과는 조금 달라졌을까? 조금은 달라졌겠지만, 톰의 성향은 그렇지 않으므로 

오래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썸머는 자신에게 다가와 적극 관심을 보인 남자에게 매력을 느낀 것일지도 모른다.

 

 

필자 총평

 

이런 가슴 아픈 사랑을 해본 이는 알 것이다.

사랑할 수 있을 때, 열렬히 사랑하고, 열렬히 표현하자. 그러면 후회도 없을 것이라는 것을.

 

 

개봉 : 2010. 01. 21

감독 : 마크 웹

배우 : 조셉 고든 레빗, 주이 디샤넬, 클레이 모레츠

 

본 영화의 공동작가 스콧의 실화 바탕 영화로 알려져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