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이야기-유방의 참모들-1인자의 성패는 2인자가 결정한다, 2인자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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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책

한나라 이야기-유방의 참모들-1인자의 성패는 2인자가 결정한다, 2인자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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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성공한 리더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리고 리더의 업적이 대단하면, 세상은 항상 2인자들이 누구인가를 분석한다. 그 휘하에는 항상 똑똑하고, 유능한 2인자들이 존재한다. 

 

2300년이나 지난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성향을 고찰하는 것은 과거나 현재나 다를 바 없다.

사람의 성향을 완벽히 꿰뚫어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패가망신의 유형을 알 수 있고 성공하는 사람의 성향을 좇을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유방의 참모들' 에서는 '초한지' 소설에서 볼 수 없었던 2인자들의 능력(지략 / 책략 / 모략 / 술수 / 배신 / 언변력/ 성향 등)을 통해 많은 혜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유방을 만든 것은 18인의 참모들

 

  • 장량은 어떤 요리를 할 것인지 계획을 세웠고 (장막 안에서 천리 밖을 꿰뚫어보는 계획과 전략을 수립했고),
  • 소하는 모든 신선한 재료들을 준비했다면 (모든 물자가 끊이지 않게 보급을 철저히 했고),
  • 한신은 적절한 타이밍에 칼질과 요리를 해낸 화룡점정의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전투의 신)

유방은 '한초삼걸'이라 불린 장량,소하,한신을 선두로, 총 18인의 참모를 데리고 다녔다.

그리고, 항우 또한 역발산기개의 기운을 가졌고, 많은 훌륭한 책사들과 장수들이 있었다.

 

 

어찌하여 일자무식의 유방이 귀족출신의 항우를 제압할 수 있었는가?

 

이런 일이 가능했던 이유를 한줄평 하자면, 다음과 같다.

 

유방은 인재를 아낄 줄 알았기에 휘하 참모 18인의 능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자신들에게 맞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게했지만,

항우는 뛰어난 책사인 범증마저 신뢰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휘하의 뛰어난 책사들이 항우의 기세에 눌려 제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유방은 자신과 의견이 다르지만, 누가 좋은 의견을 말하면 "좋소"하고는 흔쾌히 받아들여 시행하는 개방적이고 유연한 태도를 가지고 있었지만, 항우는 그러지 못했다.

 

 

<장량>

유방의 참모들이 모두 자신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게 그려놓은 큰 그림은, 장량이 그려낸 구도였다.

 

#신중했다.

장량은 독자적으로 군대를 통솔한 장군이 아니라, 늘 계책을 내는 신하였다. 병이 많았고, 몸이 약했지만, 원래 조심스럽게 전체를 파악한 후 한걸음씩 나아가는 유형의 사람이었다. 유방처럼 큰 걸음을 내디딜 줄 아는 사람에게는 장량처럼 신중하고 정확한 사람의 보좌를 받아야 한다. 유방이 부족한 부분을 장량은 가지고 있었고, 장량이 부족한 부분을 장량이 넘치게 가지고 있었다. 

 

#유연했다.

흔히 머리가 좋은 사람들은 처신에 문제있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주어진 상황보다 자신의 판단을 우선시하는 경직된 태도를 가지기 때문인데, 장량은 그렇지 않았다. 늘 상황에 맞게 유연한 전략을 구사해 승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의리파다.

특히 홍문연에서의 활약은 보통사람이라면 힘들다. 장량이 목숨을 아까워하고 의리가 없는 자였다면 이 때 항백과 함께 항우로 도주했을 것이다. 하지만 장량은 유방을 저버리지 않았고, 유방이 항백을 만나 설득할 수 있도록 했다. 비록 항백을 설득했지만 항우를 설득할 수 있을 지 모르는 상황에서 장량은 홍문으로 가는 유방을 수행하기 까지 한다. 보통 명민한 자들은 계산에 밝아 의리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장량은 의리가 있는 차원을 넘어서 항우가 유방을 죽이지 않게 할 자신이 있었던 것 같다. 그는 유방을 죽이려했던 항우와 범증의 계획을 알고 있었을 터인데, 가히 대단하다.

 

홍문연에서의 활약/해하에서의 전략/적장의 출신까지 파악하고, 위장과 매수를 거리낌없이 실행하는 현실주의자(진나라 요관함락)/

상대가 믿을 수 있게 잔도를 태워버리는 전략 등

 

<한신>

#천재적인 전쟁 기획자.

 

  소하의 추대로, 단번에 대장군이 된 한신은 군사력 양성이나 군비 확충을 우선적으로 주장하지 않았다. 주어진 상황을 분석해 유방에게 절대적으로 승세가 있음을 알려준다. 항우가 장수를 믿고 병권을 맡기지 못하고, 공을 이룬 자에게 봉작하는 것도 주저하는 인물이라는 점, 학살과 파괴를 일삼아 천하 백성들의 원성을 샀던 점을 들어 항우의 분석을 마쳤다. 그리고 동진을 위해 부딪혀야 할 삼진의 장수들 또한 분석을 마쳤고, 유방이 처한 상황 또한 분석을 마쳐 향후 행동해야할 지침을 보고했습니다. 이렇듯 정확하게 상황을 인식하여 분석을 했기에, 항상 승리했다.

 

#천재적인 용병술.

 

  한신이 고작 1년 반 정도의 기간 동안 2,000여 리를 행군해 위, 대, 조, 연, 제 등 다섯 나라를 평정하고, 황하 이북을 평정했다. 

한신이 70개 이상의 성을 점령하였을 때, 자세한 전략은 기록되어있지 않아, 매우 아쉬울 따름이다. 위나라, 제나라, 조나라, 그리고 해하에서 항우를 대파하는 기록만 '사기'에 서술되어있다. 그의 전략들은 어떻게 그러한 생각을 했나 싶을 정도로 상황을 잘 이용하는 전략들이다.

 

일례로, 조나라를 격퇴했을 때의 일이다. 흔히 병법에서의 배수진은 금기조항이다. 후퇴할 길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나라에서는 배수진을 쳐서 격퇴해버린다. 이 사건은 모든 불리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꾸려는 한신의 고심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한신의 배수진으로 조나라 군대의 자신감은 경솔함이 되었고, 한나라군의 무기력함은 용기가 되었다.

 

#처세술에 약한 한신 - 공명심과 명예욕이 너무나 강했던 한신.

 

 한신은 전쟁에서 승리해 난세를 평정한 화룡점정의 인물이다. 이제 그의 과제는 끝난 것이었고 달라진 세상에서 그는 또 다른 역할을 찾거나 장량을 본받아 물러서야 했다.그러나 그는 자신의 역할을 찾아나서기보다 자신이 세운 공을 자랑하며 영화를 누리려 했다. 자신의 위세가 권력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회음후로 강등되었고 여러 번 경고가 주어졌지만, 한신은 자신을 되돌아보지 않았고 5년간 불평만 하다가 결국 진희의 난 때 연루되어 여후에게 참사를 당한다.

 

  일례로, 회음후로 강등되어 장안에 있을 때, 한신은 번쾌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번쾌가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면서 자신을 신이라 부르며, "대왕께옵서 신을 이렇게 찾아주시니"라며 마중은 한 적이 있다. 번쾌의 비꼬는 듯한 행동에 한신은 "살아서 번쾌 따위와 반열을 같이 할 줄이야"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이 때 한신은 모든 권력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존심, "주머니 속 송곳"과 같은 날카로움은 무뎌지지 않았다. 그가 배척당한 것은 바로 그의 날카로움 때문이었다.

 

 

  이런 한신이 살아남는 길은 괴통의 말대로 자립해 항우, 유방과 대립하는 길 밖에 없었으나...

공명심과 명예욕이 너무 강한 나머지, 자신을 깨닫지 못했다.

 

  다섯 나라를 제압한 한신의 능력은 이미 유방의 그릇을 넘어선 상태였고, 오죽하면 유방이 위협을 느껴 항우를 죽이고 가장 먼저 한 일이 한신의 병권을 빼앗은 일이었다. 하지만, 한신은 독립할 용기를 발휘하지 못했다. 그는 독립하지 못하는 자신을 의리라 스스로 변명했고, 유방의 품 안에서 이름만 드높이려 하는 지위나 명예를 추구하는 인간이었다. 

   한신이 진희와 함께 모반 혐의를 썼다고는 하나, 과연 한신이 모반했는지 하지 않았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유방이 진희를 정벌하러 갈 때 병을 핑계로 나가지 않았던 행위 자체가, 권력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한신은 왜 몰랐을까.

 

 

<진평>

#은밀한 계책으로 난제를 구체적으로 하나씩 해결해낸 꾀주머니.

 

진평은 항우의 책사 범증을 몰아내고 종리매 등 측근들과 항우 사이를 이간시켜 승리의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하는 등 많은 계책을 사용한 자였지만, 단순한 계략을 넘어서는 지혜를 발휘한 사람이었다.

 

사마천은 진평을 잘 평가하고 있다.

승상 진평이 젊었을 때 본래 황제와 노자의 학설을 좋아했다. 여후 때에 이르러 사건이 정말 많았으나, 진평은 끝내 스스로 화를 벗어났고, 종묘사직을 안정시켜 영예로운 이름으로 죽어 어진 재상이라고 일컬어지고 있으니, 어찌 시작도 잘 하고 끝도 잘 맺었다고 하지 않겠는가! 지혜와 책략이 없었다면 누가 이와 같은 일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는 젊은 시절 가난했지만 큰 꿈을 가지고 있었다. 책읽기를 좋아했고, 형 진백은 늘 농사일을 했는데 동생한테는 마음껏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래서인지 진평은 기골이 장대하고 풍채가 좋았다. "가난한데 무얼 먹어 이렇듯 통통한가?"라고 사람들이 말할 정도였다. 진평의 형수는 진평이 집안일을 돌보지 않고 농사도 돕지 않는 것에 대해 불평하며, "쌀겨나 먹고 살 수 밖에. 시동생이 이러니 없는 편이 더 낫지"라 불평을 했고, 진백은 이 말을 듣고 아내를 쫓아버렸다. 

 

 

장량이 큰 전략의 고수였다면, 진평은 그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술을 꾀어내는 전술의 고수였다.

 

유방에게는 장량이 제시해준 전체적인 마스터 플랜이 있었지만, 그것이 저절로 이루어질 리는 없었다. 말과 논리가 행위를 통해 실현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진평은 비서실장으로서, 정확한 판단력을 기초로 일을 성취해 나갈 수 있었다.

 

<역이기>

#말과 논리로 상대를 제압한 유방의 입.

 

역이기는 유방의 입이었다. 다른 제후들에게 전하는 대변인이었고, 유방을 널리 홍보하는 홍보팀장이었다. 

 

일례로, 역이기는 제나라의 정치적, 지리적, 문화적인 정보를 소상하게 잘 파악하고 있었다. 유방이 승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득했고, 제나라 왕 전광은 역이기의 정확한 정보와 논리에 무릎 꿇을 수밖에 없었다. 치밀한 논리와 대단한 용기로 제나라를 설득해 전쟁의 판세를 바꾸어놓은 역이기의 공은 치하할 만하다. 

 

 

필자는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되는 네 분만 소개했다.  특히 한신은 '초한지-영웅의 부활' 포스팅에서도 소개한 바 있으나, 한번 더 여기서 언급한 이유는 그만큼 필자의 한신에 대한 아쉬움이 크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소하/번쾌/조참/주발/팽월/영포 등의 뛰어난 2인자들도 있으니, 직접 책을 통해 만나보는 것이 유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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